요즘 이마트의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이마트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고, 2분기도 악화될 전망이다. 대형마트 시장 자체의 파이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907021843001&code=920501
이마트 부진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것이 ‘쿠팡’의 등장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eOMKD9t9H0&t=2582s
손정의라는 물주를 만난 쿠팡은 영업손실을 전혀 개의치 않고 공격적으로 유통시장을 석권하려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이마트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다.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대단히 많다.
본가인 이마트 대형마트부터 시작해서,
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 24,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전문점 노브랜드,
애완견 샵, 몰리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삐에로쑈핑
등등 졸라 많다.
그런데 사실 새로운 건 졸라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마트,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 24,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삐에로쇼핑 종합 유통판매점만 해도 6종류가 넘는데 이 상품군들은 서로가 중복이 될 소지가 대단히 높다.
물론 점포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입점 제한을 하겠지만, 업종 자체가 도소매업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파는 물건은 다 거기서 거기다.
대체 왜 이마트는 유독 유통채널을 계속해서 확장하는 걸까.
현재 오프라인 할인매장의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기존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모바일/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통적인 사업모델의 매장들은 뭔가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이마트의 경우, 현재 코스트코의 입지를 노리는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올해 1분기 매출을 전년 1분기보다 20% 증가시키는 등 ‘멱살 잡고 캐리’하고 있는 중이다. 경영진도 이 사실을 인지하였는지 2030년까지 트레이더스 50개점을 더 열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트레이더스가 이마트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1분기 기준 약 15%)다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가는 오히려 기존 할인매장의 매출을 잠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더스만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이마트는 체험형 전자제품 마트인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브랜드 상품만을 다루는 노브랜드, 각양각색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삐에로쑈핑 등의 전문점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할인점 모델과 상기한 체험형 전문점 모델을 병행해서 가성비 고객(돈 없는 놈들)과 오타쿠(돈 많은 놈들)들을 동시에 잡아 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런데 전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의 전문점 고객은 과연 ‘오타쿠’가 맞을지 걱정된다.
일렉트로마트만 봐도 그렇다. 대체 가전제품 전문점인지 취미용품 전문점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 취미용품 전문점이라고 보기에는 ‘취미’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무엇보다도 기존 취미시장과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충 피규어 몇 개, 잘 알려진 마블 캐릭터 상품, 혹은 자전거 몇 대, 캠핑용품 몇 개 전시해 놓으면 정말로 취미용품 전문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하비샵이 되려면 그 주제에 몰두되어 있어야 한다. 초심자용 상품, 중급자용 상품, 상급자용 상품, 각종 가이드북이나 관련 자료들이 채워져 있어 그 어느 단계라도 그 가게를 계속해서 방문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말해서 조금 미안하지만, 나는 일렉트로마트와 하이마트가 대체 뭔 차이가 있는지를 모르겠다. 뭐 사려고 하는데 굳이 일렉트로마트 가야함?
노브랜드는 어떤가.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는 캐나다의 ‘NO NAME’ 브랜드를 베낀 것이다. 상표를 제거하고 저가 위주의 PB 상품을 하나로 묶어서 노브랜드라 칭한 것이 모종의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이마트는 노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서 노브랜드 상품만 파는 전문점을 출시했다. 일본의 무인양품을 따라하려는 것 같은데, 문제는 노브랜드의 제품 대다수가 일회용품 및 식품이기에,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무인양품은 적어도 옷을 팔지만, 노브랜드는 감자칩을 팔고 있지 않는가. 프링글스도 잘 안팔리는 시대에 무슨 노브랜드 감자칩에 충성도가 생기겠는가.
삐에로쑈핑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모방한 사업모델이다. 각양각종 신기한 상품들을 모아 돈 좀 쓰게 만들려는 전략이었는데, ‘원본’인 돈키호테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파는 엄연한 ‘할인매장’이다. 그런데 삐에로쑈핑은 ‘할인매장’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하다. 그냥 관광객 끌어모으는 ‘다양한 상품 파는’ 전문점의 속성이 강하다.
돈키호테의 성공요인을 반만 가져온 삐에로쑈핑이 솔직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현재 이마트의 신사업은 다른 국가 유통업체의 사업 모델을 따라한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도 잘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헬적화=브랜드, 럭셔리화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쿠팡 이슈와는 별개로 나는 이런 점 때문에 이마트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한다. 이마트는 계속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그 돈이 다시 돌아올 것 같아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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