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우는 한화(000880)의 우선주다. 많은 우선주들이 그렇듯이 한화 우선주도 본주의 추세를 따라가지 않는다.
당장 차트만 봐도 한화와 한화우의 주가 추세는 전혀 딴판임을 알 수가 있다.
한화우는 ‘한화’에 비해 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첫째, 우선주이기에 의결권이 없고 배당은 본주보다 더 준다.
둘째, 시총이 훨씬 낮다. 5.17. 기준으로 한화는 시총이 2조 51억원이나, 한화우는 166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셋째, 상장주식수도 훨씬 적다. 5.17, 기준으로 한화는 상장주식수가 약 7500만주이나, 한화우는 48만주밖에 되지 않는다.
상장주식수가 낮고, 시총도 훨씬 낮은 우선주는 ‘세력’이 주가를 주무르는 경우가 많다.
한화케미칼우는 지난 4월 중순에 폭등하여 약 100%가량 상승했다. 반면 본주인 한화케미칼은 당시에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락추세로 접어든 한화케미칼우와는 달리 한화우는 아직 추세는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크게 반등하였다가, 그 다음날에 내려꽂았지만 거래량이 아직 남아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화우는 상장주식수가 48만주밖에 되지 않는다.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6.1%이며, 자사주가 7.8%가 된다. 국민연금은 9.39%를 가지고 있다. 약 53%가 유통되지 않는 사실상 ‘잠긴 물량’이다.
국민연금이 행동한다고 가정해서 비유통주식수가 50%라 가정해도 잠긴 물량이 너무 많다.
사실상 유통주식수가 50%에 불과하므로 실질 시총은 80억에 불과하다. 큰손에 의해 언제든지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종목이다.
실제로 세력은 그동안 19000대에서 빌빌거리고 있던 이 종목을 4월 중순에 아시아나 이슈를 이용하여 200%가량 상승시켰다. 이후 매각 이슈가 잠잠해지자, 전형적인 우하향 패턴을 보이면서 완전히 죽은 종목이 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5.16. 주가가 약 20%가량 상승하면서, ‘세력’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당시 호재는 한화가 다른 금융기관들과 함께 항공기 대여계약에 참여했다는 것이었다.
얼핏 보면 항공기 한 대를 장만한 것에 불과한 이 계약에 시장이 들끓었다. 한화는 아직 항공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들어냈으며, 특정 종목들의 ‘세력’도 존재를 드러냈다.
나는 그 중에서 한화우를 택했다. 한화케미칼우도 시총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이지만 명백하게 하락추세를 띄고 있다. 16일의 반등도 시가보다 종가가 훨씬 낮아 ‘털고 나가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반면 한화우는 16일 장중 거의 상한가에 근접하였다가 하락하였으나, 상승추세는 유지하였다. 또한 거래량이 683,568주나 되어 발행주식수를 넘겨버렸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화우의 실질적인 유통주식수는 발행주식수의 50%에 불과한 24만주에 불과하다. 이에 거의 3배정도 되는 물량이 거래되었다는 것이다.
개미에게 물량을 떠넘긴 걸까? 그것만으로는 이 거래량을 절대 설명할 수 없다. 세력이 보유한 모든 물량을 ‘고점’에서 개미들에 떠넘겨도 절대 이 거래량이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보유할 수 있는 주식수는 최대 24만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겁을 주어도 개미들이 털 물량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또한 장중에 눈에 띄는 물량의 투매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도저히 개미 물량이 아니다. 단타 물량으로 보는 것도 비합리적이다. 당시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심했다. 내부 정보가 있지 않는 이상 10%가 등락하는데, 그 자리에 눌러 앉아 몇 번이고 단타를 칠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렇다면 이 거래량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자전거래밖에 없다.
호가창을 들여다보니, 매수와 매도가 마치 합을 맞춘 것처럼 주가를 움직였다. 매수 물량은 크게 잡아서 쏟아지는 매물을 다 받아버렸으며, 주가가 하락할 때는 매도 물량을 다 걷어버리고 마치 동시호가를 진행하는 것처럼 숫자를 딱딱 맞춰서 거래했다.
세력이 자전거래를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설거지. 한번 시그널을 주면 개미들이 따라 붙어서 알아서 거래량과 주가를 만들어준다. 그 틈을 타 세력은 고점에 물량을 개미들에게 다 떠넘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두 번째는 개미털기. 자전거래는 기본적으로 이익이 없다. 비싸게 팔든 싸게 팔든 어차피 같은 돈이다. 따라서 세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목에서 갑자기 급락 추세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겁먹은 투자자들은 호다닥 손절을 때리게 되고, 세력은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다수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나는 한화우의 16일 일봉이 매도봉이 아니라는 것에 걸었다.
첫째, 개미들이 그들의 물량을 받아먹기에는 아직 이 종목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다.
둘째, 당시 시가가 34,250로 시작하여 불과 5분만에 38,000을 갔는데 그 동안의 거래량이 6만주 정도 된다. 이날 거래량의 10분의 1을 단 5분만에 호다닥 체결시킨 것이다. 개미가 따라 올려고 해도 결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장 10분을 넘긴 후의 거래량이 높았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무리 봐도 ‘물량넘기기’로 보이지 않는다. 물량넘기기가 되려면 급등 후, 개미가 따라들어오도록 대량의 거래가 10시~12시까지 체결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하락 후, 반등까지의 거래량도 분당 500~2천 사이가 유지되고 있다. 당시 장을 지켜본 사람은 알겠지만, 호가창에는 대량 매물이 없었다. 갑자기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틈을 타 대량의 거래가 체결되었다.
14:30 반등 이후 거래량이 증가하였으나, 그 수가 미미하여 물량넘기기로 보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자기가 떨어뜨려놓고 다시 올려서 물량을 판다? 상상할 수 없는 수였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매집’. 마침 한화우는 4월 중순 전고점 갱신 후 계속해서 하락했다. 전고점대비 50%까지 하락하였다. 만약 ‘손’을 털지 않았다면 꽤나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번은 시세를 준다. 난 그렇게 판단했다. 세력이 있는 급등주는 반드시 시세를 한번 더 주게 되어 있다. 한번 급등시켜서는 물량을 다 떠넘길 수 없다. 남은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시세를 준다.
나는 1달을 기다릴 예정이다. 내 예상이 맞았는지 아닌지는 그때 가보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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